철학의 계보 — 동서양 철학사 연표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에서 캐묻던 무렵, 공자는 노나라에서 가르쳤고 붓다는 갠지스를 걷고 있었다. 서로를 몰랐던 세 사람이 같은 세기에 같은 질문을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부터 현대까지, 동양과 서양 철학자 107명을 하나의 연대축 위에 세운 계보다.
축의 시대 (BC 800 — BC 200)
인류가 거의 동시에, 서로 모르는 채로 "왜 사는가"를 묻기 시작한 600년. 그리스에서 소크라테스가 캐묻던 무렵 중국에서는 공자가 가르쳤고, 인도에서는 붓다가 걸었다. 철학사에서 가장 기이한 우연이자, 이 페이지를 동서양 두 축으로 그리는 이유다.
- 탈레스 (경 BC 624 — BC 546) — 서양 · 밀레토스 학파 ·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 마하비라 (경 BC 599 — BC 527) — 동양 · 자이나교 · 진리는 한 면으로 말해질 수 없다
- 노자 (경 BC 571 — BC 471) — 동양 · 도가 · 말할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다
- 피타고라스 (경 BC 570 — BC 495) — 서양 · 피타고라스 학파 · 만물은 수(數)다
- 붓다 (고타마 싯다르타) (경 BC 563 — BC 483) — 동양 · 불교 ·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고, 그래서 끝낼 수 있다
- 공자 (BC 551 — BC 479) — 동양 · 유가 · 자기를 이겨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 헤라클레이토스 (경 BC 535 — BC 475) — 서양 · 이오니아 학파 ·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 파르메니데스 (경 BC 515 — BC 450) — 서양 · 엘레아 학파 ·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 프로타고라스 (경 BC 490 — BC 420) — 서양 · 소피스트 ·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 소크라테스 (BC 470 — BC 399) — 서양 · 고전 그리스 철학 · 캐묻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묵자 (경 BC 470 — BC 391) — 동양 · 묵가 · 차별 없이 두루 사랑하라
- 데모크리토스 (경 BC 460 — BC 370) — 서양 · 원자론 · 세계는 원자와 빈 공간뿐이다
- 플라톤 (경 BC 428 — BC 348) — 서양 · 아카데메이아 · 보이는 것은 그림자이고, 이데아가 진짜다
- 아리스토텔레스 (BC 384 — BC 322) — 서양 · 리케이온 · 형상은 사물 안에 있다
- 맹자 (경 BC 372 — BC 289) — 동양 · 유가 ·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
- 장자 (경 BC 369 — BC 286) — 동양 · 도가 ·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나를 꿈꾸는가
- 순자 (경 BC 310 — BC 235) — 동양 · 유가 · 사람의 본성은 악하니, 다듬어야 선해진다
- 한비자 (경 BC 280 — BC 233) — 동양 · 법가 · 통치는 덕이 아니라 법·술·세로 한다
헬레니즘과 고대 후기 (BC 300 — AD 500)
제국의 시대. 도시국가가 무너지자 철학은 "어떻게 세계를 바꿀까"에서 "무너지는 세계에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까"로 질문을 옮긴다. 스토아와 에피쿠로스, 그리고 불교의 공(空)이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답을 찾는다.
- 에피쿠로스 (BC 341 — BC 270) — 서양 · 에피쿠로스 학파 · 죽음은 우리와 무관하다
- 키티온의 제논 (경 BC 334 — BC 262) — 서양 · 스토아 ·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에 마음을 두지 말라
- 동중서 (경 BC 179 — BC 104) — 동양 · 유가 · 하늘과 사람은 서로 감응한다
- 세네카 (BC 4 — 65) — 서양 · 스토아 · 시간을 잃는 것만이 진짜 손실이다
- 에픽테토스 (경 55 — 135) — 서양 · 스토아 · 사람을 흔드는 건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생각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121 — 180) — 서양 · 스토아 · 우주는 변화이고, 삶은 의견이다
- 용수 (나가르주나) (경 150 — 250) — 동양 · 중관파 (대승불교) · 모든 것은 스스로 있지 않다 — 공(空)
- 플로티노스 (204 — 270) — 서양 · 신플라톤주의 · 모든 것은 일자(一者)에서 흘러나온다
- 왕필 (226 — 249) — 동양 · 현학 · 있음은 없음에 뿌리를 둔다
- 세친 (바수반두) (경 320 — 400) — 동양 · 유식파 (대승불교) · 세계는 오직 식(識)이 지어낸 것이다
- 아우구스티누스 (354 — 430) — 서양 · 교부 철학 · 시간은 마음이 늘여 놓은 것이다
- 보에티우스 (경 477 — 524) — 서양 · 고대 말 철학 · 운명의 수레바퀴는 누구에게나 돈다
중세 — 신과 이치 (500 — 1400)
서양에서는 신앙이 이성을 품고, 동양에서는 불교와 유교가 서로를 흡수한다. 흔히 "암흑기"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이슬람 세계가 그리스 철학을 보존해 되돌려주고, 주희가 우주를 이(理)와 기(氣)로 다시 짠 시대다.
- 원효 (617 — 686) — 동양 · 한국 불교 ·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 혜능 (638 — 713) — 동양 · 선종 · 깨달음은 단번에 온다
- 샹카라 (경 788 — 820) — 동양 · 불이일원론 (베단타) · 개별 자아와 궁극 실재는 둘이 아니다
- 이븐 시나 (아비센나) (980 — 1037) — 서양 · 이슬람 철학 · 본질과 존재는 다르다
- 안셀무스 (1033 — 1109) — 서양 · 스콜라 철학 · 믿기 위해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믿는다
- 이븐 루시드 (아베로에스) (1126 — 1198) — 서양 · 이슬람 철학 · 종교와 철학은 같은 진리의 두 언어다
- 주희 (주자) (1130 — 1200) — 동양 · 성리학 · 만물에는 이(理)가 있고, 궁구하면 닿는다
- 마이모니데스 (1138 — 1204) — 서양 · 유대 철학 · 신에 대해서는 무엇이 아닌지만 말할 수 있다
- 지눌 (1158 — 1210) — 동양 · 한국 선불교 · 단번에 깨치되, 이어서 닦는다
- 도겐 (1200 — 1253) — 동양 · 일본 조동종 · 앉는 것이 곧 깨달음이다
- 토마스 아퀴나스 (1225 — 1274) — 서양 · 스콜라 철학 · 은총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완성한다
- 오컴의 윌리엄 (경 1287 — 1347) — 서양 · 유명론 · 필요 없이 존재자를 늘리지 말라
근대의 문턱 (1400 — 1700)
권위가 아니라 내 머리로 확인한 것만 믿겠다는 선언. 데카르트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같은 시기 동아시아에서는 왕양명이 이치는 밖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우연히도 둘 다 "확실성의 출발점을 주체에 두자"는 이야기였다.
- 마키아벨리 (1469 — 1527) — 서양 · 정치철학 · 정치는 있어야 할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다룬다
- 왕양명 (1472 — 1529) — 동양 · 양명학 · 앎과 행함은 하나다
- 이황 (퇴계) (1501 — 1570) — 동양 · 성리학 · 이(理)는 스스로 움직인다
- 이이 (율곡) (1536 — 1584) — 동양 · 성리학 · 이는 통하고 기는 국한된다
- 프랜시스 베이컨 (1561 — 1626) — 서양 · 경험론 · 아는 것이 힘이다
- 토머스 홉스 (1588 — 1679) — 서양 · 사회계약론 ·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 르네 데카르트 (1596 — 1650) — 서양 · 합리론 ·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 블레즈 파스칼 (1623 — 1662) — 서양 · 실존적 종교철학 ·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 바뤼흐 스피노자 (1632 — 1677) — 서양 · 합리론 · 신은 곧 자연이다
- 존 로크 (1632 — 1704) — 서양 · 경험론 · 마음은 백지다
-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1646 — 1716) — 서양 · 합리론 ·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계몽과 관념론 (1700 — 1860)
이성이 왕좌에 오른 시대이자, 칸트가 그 이성의 한계를 스스로 그은 시대. 이어 헤겔이 역사 전체를 하나의 논리로 꿰고, 마르크스가 그 논리를 땅으로 끌어내린다.
- 조지 버클리 (1685 — 1753) — 서양 · 경험론 ·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다
- 데이비드 흄 (1711 — 1776) — 서양 · 경험론·회의주의 · 인과란 반복된 경험이 만든 습관이다
- 장자크 루소 (1712 — 1778) — 서양 · 사회계약론 ·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어디서나 사슬에 매여 있다
- 애덤 스미스 (1723 — 1790) — 서양 · 도덕철학·경제학 · 각자의 이익 추구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조정된다
- 이마누엘 칸트 (1724 — 1804) — 서양 · 독일 관념론 ·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 틀에 담아 본다
- 제러미 벤담 (1748 — 1832) — 서양 · 공리주의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 정약용 (다산) (1762 — 1836) — 동양 · 실학 · 덕은 마음에 갖춰진 것이 아니라 행한 뒤에 생긴다
- 게오르크 헤겔 (1770 — 1831) — 서양 · 독일 관념론 · 진리는 전체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1788 — 1860) — 서양 · 의지의 형이상학 · 세계는 의지이자 표상이다
- 존 스튜어트 밀 (1806 — 1873) — 서양 · 공리주의·자유주의 ·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은 자유다
- 쇠렌 키르케고르 (1813 — 1855) — 서양 · 실존주의의 선구 · 주체성이 진리다
- 카를 마르크스 (1818 — 1883) — 서양 · 유물사관 ·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왔을 뿐, 문제는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 최제우 (1824 — 1864) — 동양 · 동학 · 사람이 곧 하늘이다
- 후쿠자와 유키치 (1835 — 1901) — 동양 · 문명개화론 ·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
근대의 붕괴 (1860 — 1930)
신은 죽었고, 무의식이 발견되고, 언어 자체가 의심받는다. 이성이 세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안에서부터 무너지며 현대 철학의 모든 갈래가 여기서 갈라진다.
- 찰스 샌더스 퍼스 (1839 — 1914) — 서양 · 프래그머티즘 · 관념의 의미는 그것이 낳는 실제 효과다
- 윌리엄 제임스 (1842 — 1910) — 서양 · 프래그머티즘 · 진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1844 — 1900) — 서양 · 생철학 · 신은 죽었다
- 고틀로프 프레게 (1848 — 1925) — 서양 · 분석철학의 시조 · 뜻과 지시체는 다르다
- 지크문트 프로이트 (1856 — 1939) — 서양 · 정신분석 · 나는 내 집의 주인이 아니다
- 에드문트 후설 (1859 — 1938) — 서양 · 현상학 · 사태 그 자체로!
- 앙리 베르그송 (1859 — 1941) — 서양 · 생철학 · 시간은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다
- 존 듀이 (1859 — 1952) — 서양 · 프래그머티즘 · 경험은 곧 실험이다
-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1861 — 1947) — 서양 · 과정철학 · 실재하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사건이다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1861 — 1941) — 동양 · 보편적 인간주의 · 진리는 가두는 담장 안에 있지 않다
- 마하트마 간디 (1869 — 1948) — 동양 · 비폭력 사상 · 진리를 붙잡는 힘, 사티아그라하
- 니시다 기타로 (1870 — 1945) — 동양 · 교토학파 · 주관과 객관이 갈라지기 전의 순수경험
- 스즈키 다이세쓰 (1870 — 1966) — 동양 · 선불교 · 선은 설명이 아니라 체험이다
- 버트런드 러셀 (1872 — 1970) — 서양 · 분석철학 · 애매한 문장도 논리로 분해하면 명료해진다
- 스리 오로빈도 (1872 — 1950) — 동양 · 통합 베단타 · 진화는 물질에서 멈추지 않는다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1889 — 1951) — 서양 · 분석철학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현대 (1930 — )
전쟁과 전체주의를 겪은 뒤 철학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실존·구조·해체·정의론, 그리고 마음과 기계의 경계까지 — 아직 끝나지 않은 장이다.
- 마르틴 하이데거 (1889 — 1976) — 서양 · 현상학·존재론 ·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 있는가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1895 — 1986) — 동양 · 비체계 사상 · 진리는 길 없는 땅이다
- 함석헌 (1901 — 1989) — 동양 · 씨알 사상 · 역사의 주인은 이름 없는 씨알이다
- 칼 포퍼 (1902 — 1994) — 서양 · 과학철학 · 반증할 수 없으면 과학이 아니다
- 테오도어 아도르노 (1903 — 1969) — 서양 · 비판이론 · 계몽은 왜 야만으로 되돌아갔는가
- 장폴 사르트르 (1905 — 1980) — 서양 · 실존주의 ·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한나 아렌트 (1906 — 1975) — 서양 · 정치철학 · 악은 평범한 얼굴로 온다
- 에마뉘엘 레비나스 (1906 — 1995) — 서양 · 타자의 윤리학 · 타인의 얼굴이 나에게 명령한다
- 시몬 드 보부아르 (1908 — 1986) — 서양 · 실존주의·페미니즘 ·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 모리스 메를로퐁티 (1908 — 1961) — 서양 · 현상학 · 나는 몸으로 세계를 안다
- 모종삼 (1909 — 1995) — 동양 · 현대 신유학 · 중국 철학에는 지적 직관이 있다
- 알베르 카뮈 (1913 — 1960) — 서양 · 부조리 철학 · 시시포스를 행복한 사람으로 상상해야 한다
- 존 롤스 (1921 — 2002) — 서양 · 정치철학 · 내가 누구로 태어날지 모른다면 어떤 사회를 고르겠는가
- 토머스 쿤 (1922 — 1996) — 서양 · 과학사·과학철학 · 과학은 쌓이는 게 아니라 갈아엎힌다
- 질 들뢰즈 (1925 — 1995) — 서양 · 포스트구조주의 · 중심이 아니라 뿌리줄기로 생각하라
- 미셸 푸코 (1926 — 1984) — 서양 · 포스트구조주의 · 지식은 권력과 함께 작동한다
- 틱낫한 (1926 — 2022) — 동양 · 참여불교 ·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 상즉(interbeing)
- 위르겐 하버마스 (1929 — 현재) — 서양 · 비판이론 · 더 나은 논증만이 강제력을 가져야 한다
- 자크 데리다 (1930 — 2004) — 서양 · 해체주의 · 의미는 끝없이 미끄러진다
- 달라이 라마 14세 (1935 — 현재) — 동양 · 티베트 불교 · 과학이 틀렸다고 증명하면 불교가 바뀌어야 한다
- 피터 싱어 (1946 — 현재) — 서양 · 실천윤리학 · 고통을 느끼는 존재는 모두 고려 대상이다
- 주디스 버틀러 (1956 — 현재) — 서양 · 젠더 이론 · 젠더는 반복된 수행으로 만들어진다
- 한병철 (1959 — 현재) — 서양 · 사회비판 · 이제는 착취당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착취한다
- 데이비드 차머스 (1966 — 현재) — 서양 · 심리철학 · 왜 정보 처리에 느낌이 따라붙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