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Wonhyo · 617 — 686 · 신라 · 한국 불교 · 동양 철학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원효의 해골물 일화는 단순한 깨달음담이 아니라 인식론적 논점을 담고 있다. 같은 물이 밤에는 달았고 아침에는 구역질났다면, 달라진 것은 물이 아니라 그것을 만난 마음이다. 여기서 그는 모든 것이 마음이 지어낸다(一切唯心造)는 결론에 이르고 당 유학을 포기한다.
그의 핵심 작업은 화쟁(和諍)이다. 당시 불교는 공(空)을 강조하는 중관과 식(識)을 강조하는 유식이 대립했는데, 그는 어느 한쪽을 택하는 대신 각 주장이 어떤 층위에서 옳은지를 밝혀 더 높은 자리에서 아우르려 했다. 다툼을 봉합하는 절충이 아니라 다툼이 생기는 지점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그는 파계하고 요석공주와의 사이에 설총을 낳은 뒤 승복을 벗고 스스로를 소성거사라 칭하며 저잣거리에서 바가지를 두드리며 노래로 불법을 전했다. 교학의 최고 수준에 이른 사람이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간 이 행보가 한국 사상사에서 그를 독보적으로 만든다.
영향을 받은 인물: 세친 (바수반두), 용수 (나가르주나)
영향을 준 인물: 지눌
시대: 중세 — 신과 이치 (500 —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