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루시드 (아베로에스) — 종교와 철학은 같은 진리의 두 언어다
Averroes · 1126 — 1198 · 코르도바 · 이슬람 철학 · 서양 철학
종교와 철학은 같은 진리의 두 언어다
이븐 루시드는 유럽에서 그냥 “주석가”로 불렸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의 논리로 복원하려 했고, 신플라톤주의로 덧칠된 해석을 걷어냈다. 그의 주석이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13세기 유럽 대학에 아리스토텔레스가 폭탄처럼 떨어진다.
종교와 철학의 관계에서 그는 둘이 같은 진리를 다른 언어로 말한다고 보았다. 대중에게는 비유로, 훈련된 소수에게는 논증으로 전해질 뿐이라는 것이다. 계시와 이성이 충돌하는 듯 보이면 경전을 비유로 읽어 해소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 입장은 이슬람 신학자들에게는 불경으로, 기독교 신학자들에게는 이중진리설로 오해받아 양쪽에서 공격받았다.
말년에 그의 책은 불태워졌고 이슬람 세계에서 그의 계보는 끊긴다. 정작 그의 영향이 살아남은 곳은 라틴 유럽이었고, 파리 대학의 아베로에스주의자들과 그들을 단죄한 1277년 금지령이 중세 후기 사상사의 큰 사건이 된다. 사상이 고향에서 버려지고 타향에서 자라는 일이 드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영향을 받은 인물: 아리스토텔레스, 이븐 시나 (아비센나)
영향을 준 인물: 마이모니데스
시대: 중세 — 신과 이치 (500 —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