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 통치는 덕이 아니라 법·술·세로 한다

Han Fei · 경 BC 280 — BC 233 · 중국 한 · 법가 · 동양 철학

통치는 덕이 아니라 법·술·세로 한다

한비자는 사람이 착해지기를 기다리는 정치를 시간 낭비로 본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조차 노후를 위한 계산이 섞여 있다고 냉정하게 쓴다. 그렇다면 통치는 신뢰가 아니라 이익과 처벌이라는 예측 가능한 지렛대 위에 세워야 한다. 법(法)은 공개된 규칙이고, 술(術)은 신하를 부리는 기법이며, 세(勢)는 지위 자체가 갖는 힘이다.

핵심은 군주 개인의 자질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순 같은 성인이 나오기를 기다리면 나라는 그 사이에 망한다. 평범한 군주라도 굴러가는 시스템을 설계하자는 것이며, 이 점에서 그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일찍 나온 제도주의자다. 마키아벨리보다 1,700년 앞섰다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진시황은 그의 글을 읽고 이 사람을 만나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했다지만, 정작 한비자는 진나라에서 동문 이사의 모함으로 죽는다. 그가 설계한 시스템은 통일을 이뤘으나 15년 만에 무너졌고, 이후 동아시아는 겉으로 유가를 내세우고 안으로 법가를 쓰는 외유내법(外儒內法)의 이중 구조로 정착한다.

영향을 받은 인물: 순자, 노자

시대: 축의 시대 (BC 800 — BC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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